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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기

촌지 받는 선생님 - 교사 일기

by 팍샘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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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과거 어린 시절의 기억은 없는데...

 

초등학교.. 아니 내가 다닐 땐 '국민학교'였지..

 

국민학교 저학년 때 몇 가지 또렷한 기억들이 있다.

 

1학년 입학식 때, 어머니께서는 나에게 자주색 벨벳 원피스를 입히셨다. 키가 워낙 커서 맨 뒤에 서 있었는데..(그 당시엔 입학식을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주욱~ 줄 세워서 했었다.)

담임으로 보이는 키 큰 할머니가 내 손목을 잡더니 맨 앞으로 나를 보냈다. 정확히 할머니라고 기억하는 것이 맞는게 내가 2학년이 되어서 퇴직을 하고 그 선생님이 없었으니까, 당시 퇴직이 65세였던 것을 생각하면 그 당시 그 담임 선생님은 64세.. 할머니가 맞지.

 

그리고

3월이 몇 주 안 지났을 때, 손바닥을 맞는 일이 생겼다.

옆 짝이 종이 학습지를 받고 이름을 먼저 쓰길래, 따라서 썼는데...

짝에게는 별 말이 없었고...나에겐 왜 먼저 이름을 썼냐고 일어나서 손바닥을 대라고 하셨다.

 

태어나서 처음 맞는 매였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날 정도였으니...기억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 기억이다.

 

물론, 집에 가서 어머니께 이런 이야기를 전했고, 어머니께서는 다음 날 학교에 다녀 오셨다. 

 

그리고 나는 학급 '임 반장'이 되었다.

 

나중에 들은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로는 다음 날 그 담임에게 촌지를 주었다고 한다. 촌지를 주고, 한 세 달쯤 지나면 내가 또 이유 없이 매를 맞고 왔고 '아..약발이 떨어졌구나.'라고 생각하시며 다음 날 또...촌지를 가져다 주셔야 했다고 하셨다.

 

그 때의 그 담임 선생님은 그냥 촌지를 받는 나쁜 선생님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지금 선생님이 된 스스로 항상 생각한다. 나를 기억하는 많은 제자들이 나를, 그런 선생님 같지도 않은 선생님으로 떠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 선생님 덕분에 

나는 항상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과연 나는 좋은 선생님인지 생각하게 되었으니...

 

어떤 면으로는..감사하기도 한다.

 

 

by. 팍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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