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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기

개학을 맞이하는 자세 - 선생님 일기

by 팍샘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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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월이 다 가고, 한달 후면, 3월 개학입니다.

예비 고1이라면, "과연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예비 고2라면, "어떻게 학교 활동을 해서 생기부를 채울까?"

예비 고3이라면... 뭐..그냥 하염없이 스트레스 받고 있겠지요. 

오늘은 마음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소소한 것들을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고1 담임을 맡고 3월 초 즈음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인 1역을 바로 시키지 않고 학생들의 동태를 좀 살펴보는 편입니다. "임시 반장"은 자칫 그 학생을 밀어 주는 잘못된 편견을 심어 줄 수 있으니 절대! "임시 반장" 따위는 시키지 않습니다.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리더"의 역할을 하는 학생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청소"도 자발적으로 지원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면서 선듯! 손을 들지 않습니다. 한, 두명 정도~ 손 들까 말까. 사실, 이것도 반 성향에 따라 다릅니다. 그렇지만 정말 꾸준히 한달 동안 청소를 자원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러던 언젠가..어떤 학생이 매우 해맑게. 저에게 달려 오면서 "선생님 ! 저 복도에 휴지를 주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응~ 잘했네~" 하고 지나가자.. 생기부에 써달라며...너무나도 천진난만하게 웃었습니다. 

잘 당황하지 않는 성격인데...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물어 보았지요.

"휴지 주우면 생기부에 써 줘야 하니?"하니까..

학생의 답이... 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서, 생기부를 빵빵하게 채워야 하니 좋은 일을 하면 모두 담임 선생님께 말하라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응...그런거 아니야.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샘이 다 알게 되어 있으니, 매번 이렇게 알려줄 필요 없어.그리고...

생기부가 아니라 ..진심으로 해야 진짜지." 라고 대충 말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들은..그리 오래 가지 않습니다. 담임은 1년 동안 학생들을 관찰하게 됩니다. 이런 표현은 조금 그렇지만...만일 자신이 착함의 가면을 썼다면, 1년 내내 그 가면을 쓰기는 힘듭니다. 학급은 학생들 끼리도 관계를 맺지만 교사와 학생 사이에도 관계가 형성이 됩니다. 그리고 많은 수업을 하게 되죠. 이 모든 학교 생활 속에서 거짓된 태도를 매 순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매년 학생들이 매우 다릅니다. 그리고 매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해는 1년 내내 학생들이 무리를 만들고 싸워 대는 통에, 학업 지도보다 학교 생활에 대한 상담을 하기도 하고, 어느 해는 우울한 학생과 감정기복이 심한 학생들이 많아서, 쉬는 시간 마다 죽고싶다고 찾아오는 학생과 이야기 해야 하기도 합니다.

 

과연 올해는 어떤 학생들과 인연이 있을까요. 그래도 3학년이니까 인간 관계보다는 학업적인 상담이 많겠지... 올해는 또 어떻게 학급 운영을 해야 하나..

 

고민이 있는 오늘입니다.

 

 

by. 팍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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