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어 문법 관계언-2, 접속 조사와 보조사

by 팍샘 2023. 12. 17.
반응형

1. 접속 조사

접속 조사는 두 단어를 같은 자격으로 이어주는 구실을 하는 조사를 말합니다. 접속 조사로는 '와/과', '하고', '(이)며', '에(다)' 등이 있습니다. 앞 음절이 모음으로 끝나면, '와, 랑, 며'로 나타나고 앞 음절이 자음으로 끝나면, '과, 이랑, 이며'로 나타납니다. '와/과'는 문어체에서 잘 쓰이고, '랑', '하고'는 구어체에서 잘 쓰입니다. 

여기에서 접속 조사 '랑, 하고'의 경우는 뒤의 체언에도 결합할 수 있으나, '와, 에다'는 뒤의 체언에는 결합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여름이 되면 수학하고 참화하고(를) 먹을 수 있다.'는 가능하지만, '여름이 되면 수박이며 참회며(를) 먹을 수 있다.'와 '여름이 되면 수박에다 참외에다(를) 먹을 수 있다.'는 불가능합니다. 

접속 조사 '와'는 비교의 의미를 가지는 부사격 조사 '와'와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나는 사과를 좋아한다.'와 '나는 배를 좋아한다'라는 두 문장이 접속하면 '나는 사과와 배를 좋아한다.'가 됩니다. 이때의 '와'는 접속 조사입니다. '사과는 배와 다르다.'에서는 '사과는 배와 비교할 때 다르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 때 '배와'는 '배'에 비교의 부사격 조사 '와'가 결합된 것으로 부사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문법에서 접속 조사는 '두 단어'를 이어주는 구실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두 단어'라는 것은 문장 내에서 이어지는 단어가 몇 개든 접속이 될 때는 두 단어 사이에 '접속 조사'가 관여한다는 의미로 이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수가 공책과 지우개와 연필을 샀다.'와 같은 경우, 세 개의 단어가 접속되지만 접속 조사는 앞, 뒤의 두 체언을 이어주는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둘째, '단어'를 이어준다고 하는 것은 문장의 표층적인 현상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철수와 영희는 학생이다.'라는 문장은 '철수가 학생이다.'와 '영희가 학생이다.'라는 두 개의 문장이 이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철수와 영희는 결혼했다.'의 경우 결혼한 두 당사자가 '철수와 영희'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두 개의 문장이 이어진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전자의 예는 '문장 접속'이라고 하고 후자의 경우를 '단어 접속'이라고 하여 구분하기도 합니다. 문법 교과서에서는 이러한 구분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 없으며, 이는 학교 문법에서 문장의 표층 구조와 심층 구조에 대한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2. 보조사

'보조사'는 앞 말에 특별한 뜻을 더해 주는 기능을 하는 조사입니다. 보조사는 관계언이기는 하지만, 격조사가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 주는 것과 달리, 앞 말에 결합되어 의미를 첨가하는 기능을 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밥만 먹지 말고 반찬도 먹어라.'의 예에서 '만'은 앞 체언에 '한정'의 의미를 첨가시켜 주고 있으며, '도'는 앞 체언에 '역시'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한편 '밥만을 먹지 말고 반찬도 먹어라.'에서 처럼, 보자사와 격조사가 함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문법적 관걔는 격조사가 담당하고 보조사는 앞 말에 특정한 의미를 보태주는 기능만 하게 됩니다.

보조사는 대부분의 경우 고유한 의미를 앞 말에 첨가시켜 줍니다. 몇몇 보조사는 공통된 의미를 바탕으로 서로 간에 미세한 의미 차이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도, 마저, 까지, 조차'는 '이미 어떤 것이 포함되고 그 위에 더함'이라는 공통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는 '극단적인 경우까지 양보하여, 다른 경우에도 더 말할 것도 없이 그러하다.'는 의미르 ㄹ더해주고 있으며, '마저'는 '하나 남은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까지'는 '극단'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으며, '조차'는 '일반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극단의 경우까지 양보하여 포함한다.'는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도, 마저, 까지, 조차'는 상호 간에 미세한 의미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보조사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보조사가 결합할 수 있는 앞 말이 체언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조사는 격조사나 접속 조사와 동일하게 체언에 결합되며, 그 외에도 '부사', '격조사가 결합되어 있는 부사어', '보조적 연결어미'뒤에도 결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종결 어미'다음에도 보조사가 결합될 수 있으며, 보조사 '요'는 문장 내 각 어절에 결합될 수 있습니다.

한편, 보조사가 앞 말에 결합할 때 격조사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은/는'과 '도' 등입니다. 이 때 격조사가 없다고 하여 보조사를 격조사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귤은 노랗다'의 문장에서 '은'을 격조사라고 한다면, '귤은'이 주어이므로 '은'은 주격 조사라고 해야 하고, '귤은 까서 먹고, 배는 깎아서 는다.'에서 '귤은'은 목적어이므로 목적격 조사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형태가 주격과 목적격으로 동시에 사용될 수는 없으므로, '은/는'은 보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앞의 두 '은/는'은 보조사인데, 그 의미는 서로 다릅니다. 전자는 '귤에 대해서 말한다면, 그것은 노란색을 띠고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밑줄 친 부분을 문장의 화제라고 합니다. 즉, 전자의 '은/는'은 화제를 표시하는 보조사입니다. 후자의 '은/는'은 '귤'과 '배'를 대조시켜 주는 의미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즉 '귤은 까서 먹는데, 이와 달리 배는 깎아서 먹는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은/는'은 대조의 의미를 더해 주는 보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학교 문법과 문법 교육, 임지룡(2005, 박이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