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사의 특성 및 종류
문장 내에서 단어들의 문법적 관계를 표시해주는 것을 '관계언'이라고 하고 '조사'가 여기에 속합니다. 첨가어인 국어는 조사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조사는 주로 체언 뒤에 붙어서 다양한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거나 의미를 추가하는 의존 형태소인데, 그 기능과 의미에 따라 '격조사', '점속 조사', '보조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2. 격조사
격조사는 앞에 오는 체언이 문장 안에서 일정한 문법적 기능을 가지는 성분으로서의 자격을 가지도록 해주는 조사를 말합니다. 격조사는 문장 성분을 기준으로 할 때, 일곱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주격조사입니다. 주격조사는 앞의 체언이 문장 속에서 주어로서의 자격을 갖도록 해줍니다. 주격 조사에는 '이, 가, 께서, 에서'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가'와 '이'는 음운론적 이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께서'는 선행 체언이 높임의 대상일 때 쓰입니다. '에서'는 선행 체언이 집단일 때 사용되는 주격조사입니다. 형태상으로는 부사격 조사 '에서'와 같지만, '에서' 대신 '이/가'로 대치되는 것을 확인하면, 조사 앞에 오는 체언에 대해 주어의 자격을 갖도록 해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목적격 조사는 앞의 체언이 문장 속에서 목적어로서의 자격을 갖도록 해 주는 조사입니다. 목적격 조사로는 음운론적 이형태인 '을'과 '를'이 있습니다.
셋째, 보격 조사는 앞의 체언이 문장 속에서 보어로서의 자격을 갖도록 해주는 조사입니다. 서술어 '되다', '아니다' 앞에 오는 성분이 보어인데, 보어의 자격을 표시하는 '이'와 '가'를 보격 조사라고 합니다. 보격 조사의 형태는 형태적으로는 주격 조사와 동일합니다.
넷째, 부사격 조사입니다. 부사격 조사는 체언이 문장 속에서 부사어로서의 자격을 갖도록 해주는 조사입니다. 부사격 조사는 격조사 중 가장 다양한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에, 에서'는 동일한 장소를 가리키는 체언이 결합되어 있지만, 그 장소가 갖는 의미는 '있는 곳, 출발해 온 곳' 등으로 구분되거나 중의적이기도 합니다. '에게, 에'는 앞의 체언이 유정 명사인가 무정 명사인가에 따라 구분되어 쓰이는데 '지향'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보다'는 비교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로'는 성질이 변화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로'는 '그녀가 경주로 갔다'처럼 '방향'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으)로써'는 '수단'의 의미를 나타내고, '(으)로서'는 '자격'의 의미를 나타냅니다. '와'는 '공동'의 의미를 나타내고 '고, 라고'는 인용의 부사격 조사로서 각기 '간접 인용', '직접 인용'에 사용됩니다.
다섯째, 관형격 조사는 앞의 체언이 관형어의 자격을 갖도록 하는 조사입니다. 관형격 조사는 체언과 체언의 관계를 나타내 주는 조사인데, '의' 하나뿐이기는 하지만 이것에 의해 연결되는 두 체언 사이의 의미 관계는 다양합니다. '주어-서술어', '전체-부분', '소유자-대상'의 의미 관계를 갖고 있는 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역사의 흐름은 멈출 수 없다'는 '주어-서술어', '아내의 손이 차갑다'는 '전체'와 '부분'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외삼촌의 집'에서 '의'는 '소유자'와 '대상'의 의미 관계를 갖는 예입니다.
여섯째, 호격 조사는 앞의 체언이 부름말임을 나타내는 조사입니다. '아, 야'와 '이시여'는 특정 태상을 부를 때 사용되는 조사이기 때문에 호격 조사라고 부릅니다. 이 중 '아', '야'는 앞의 음운이 자음인가 모음인가에 따라 구분되어 쓰이는 음운론적 이형태이며, '이시여'는 존대의 대상에 결합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술격 조사가 있습니다. 서술격 조사는 체언에 결합되어 '체언+이다'가 서술어의 자격을 갖도록 해주는 조사입니다. 서술격 조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있기도 합니다. '지정사설'에서는 선행 성분을 지정하게 한다는 점에서 용언의 하나인 지정사로 보는데, 이 경우 '이다'라는 하나의 단어만을 위해 품사를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으며, 용언은 문장의 핵심 성분인데 띄어쓰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고, 여타 다른 어휘적 용언과 비교할 때 용언으로서의 의미가 분명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한편 '접미사설'에서는 '이다'에서 '이'를 용언이 아닌 것을 용언으로 만들어 주는 용언화 접미사로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체언이 '이'가 결합할 수 있어서 '이'가 결합된 모든 단위를 파생어로 보아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또한 '매개 모음설'에서 '이다'는 '이'는 아무런 문법적 의미를 갖지 않는, 단순히 음운 연결을 위한 매개 모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산이다'와 '바다다'를 비교할 때, 선행 음운이 자음일 경우, '이'가 매개되는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바다다'는 '바다이다'로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설명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술격 조사설'입니다. 현행 학교 문법에서 취하고 있는 관점으로 체언에 붙는다는 점, 용언처럼 활용한다는 점을 들어 서술격 조사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서술격'이라는 것이 일반 언어학적 관점에서 보편적인 격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