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끼 개, 강아지? 가히삿기
정철의 '관동별곡'에 보면 '학 삿기'라는 표현이 나온다. 말 그대로 새끼 학이라는 뜻으로 중세 때 어두자음군 'ㅅㄱ'이 된소리 'ㄲ'으로 변천하는 것을 생각하면 '학 새끼'임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럼 강아지는? 참 쉽다. '개 삿기'.
중세 시대에는 'ㅔ'와 ㅐ'가 이중모음이었으므로, 그리고 '개'가 15세기에 '가히'였음을 생각하면,
현대 발음 규칙에 의해 발음을 해보면 [가히삳끼]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아마도 중세표기로 하면 "가히삿기".
무언가... [가히삳끼]라고 하니... 조선말 같지 않기도 한데.. 중세 국어의 표현이니까 재미 삼아 알아 둘만도 하다.
2. '개'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해보자.
'개'를 검색하면, 접두사와 접미사를 모두 포함하고, 동음이의어들을 살펴보면 모두 10개 이상의 단어가 보여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귀염둥이 포유류는 개3 으로 설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9번 개-9, 접두사 '개-'가 어원이 멍멍이 '개'가 아니라는 점을 짚고 가고 싶다.
'개-살구'의 '개-'는 야생의 뜻 혹은 질이 떨어지는 의미를 더해주는 접두사로 야생의 살구를 '개-살구'라고 함을 알 수 있다. 즉, 멍멍이 살구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새끼개?!'는 사전에 어떻게 나올까?
말 그대로 '욕'이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우리말 비어, 속어, 욕설의 어원 연구>, 조항범, 충북대학교 출판부, p. 425를 참고하면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 '개'라는 지시물이 갖는 속성으로쿠터 굳어진 관습적 견해와 관련이 있다. '개'는 발정기가 되면 아무데서나 교미하는 천박한 습성이 있어 이를 통해 '천박함', '상스러움'이라는 관습적 견해가 생겨날 수 있다. / 아마도 위으 '개새끼'는 '개 같은 새끼'라는 구 형식의 욕에서 줄어든 것이 아닌가 한다. '개 같은 새끼'보다 더 심한 욕이 '개만도 못한 새끼' 등이 있다.
위의 설명에 의하면 '관습적 견해'에 의해서 '개'와 관련된 욕이 형성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 사실..개만도 못한 사람이 많은 요즘, 이러한 비속어 '욕설'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다.
다만,
채만식의 소설이나 고전 소설 등에서 이러한 비속어를 사용하여 인물의 성격이나 됨됨이, 토속성 부각 등의 효과를 부여할 수 있으니, 문학을 이해함에 있어서는 거부감 없이 해석했으면 좋겠다.
by. 팍샘